블로그 목록
·Groopu score 70

ALPS SKCM Blue와 가장 비슷한 스위치는? 후계자 3종 비교

전설의 알프스 청축 SKCM Blue를 이어받은 스위치는 무엇일까? SKCM White, Matias Click, Zeal Clickiez의 클릭 구조와 키압, 사용자 평가를 비교하고 실제 탑재 키보드까지 조사했다.

파란색의 작은 소음꾼 — ALPS SKCM Blue

키보드 오마주 · ALPS 시리즈 제1편

오래된 컴퓨터에는 무언가 있었다

오래된 컴퓨터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책상 위를 차지하던 커다란 키보드도 기억할 것이다.

두꺼운 플라스틱 하우징, 묵직한 무게, 높이 솟은 키캡. 지금처럼 화려한 조명도 없었고, 무선 연결이나 전용 소프트웨어도 없었다. 컴퓨터에 연결해 문자를 입력하는 것, 그것이 키보드에 주어진 일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컴퓨터는 자취를 감추었는데, 그 키보드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은 여전히 남아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는 오래된 창고를 뒤지고, 누군가는 중고 경매 사이트를 헤맨다. 낡고 누렇게 변색된 키보드를 구해 정성껏 닦고, 고장 난 스위치를 분해해 다시 살려내기도 한다.

오래전에는 컴퓨터를 구입하면 딸려 오던 물건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물건을 얻기 위해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들인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사로잡았을까?

나는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오래된 키보드의 소리와 감각을 오늘날의 제품에서도 만날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ALPS SKCM Blue다.

파란색의 작은 부품 하나가 어떻게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람들을 매혹하고 있는지, 그 흔적을 따라가 보자.

ALPS SKCM Blue의 전설, Leading Edge DC-2014

본문 이미지
사진: AndreniW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 LeadingEdgeModelD.jpg

1980년대 중반, 미국 시장에는 Leading Edge Model D라는 컴퓨터가 있었다.

IBM PC와 호환되면서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던 컴퓨터였다. 당시의 비싼 워크스테이션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사람들의 책상 위에 놓일 만한 기계였다.

그런데 바로 그 컴퓨터에 흥미로운 물건 하나가 따라왔다.

본문 이미지
사진 출처: Leading Edge DC-2014 상세 소개

83개의 키와 왼쪽에 나란히 늘어선 기능키, 두꺼운 ABS 하우징과 금속 보강판. 키캡에는 글자가 쉽게 지워지지 않는 이중사출 방식까지 사용되었다.

오늘날의 눈으로 보면 꽤 투박한 물건이다. 하지만 단단하게 만들어진 외장 아래에는 훗날 수많은 애호가가 찾아 헤매게 될 작은 비밀이 숨어 있었다.

파란색 슬라이더를 가진 ALPS SKCM Blue 스위치였다.

그 비밀은 스위치 안의 작은 금속 조각에 있다.

본문 이미지

사진 출처: 원문

클릭 리프(Click Leaf)라 불리는 이 부품은 키를 누를 때 휘어졌다가 움직이며 또렷한 클릭음을 만들어낸다. 그 순간 손가락에도 저항이 걸렸다가 풀리는 감각이 전달된다.

흥미로운 것은 그 앞뒤의 움직임이다.

스위치는 걸림을 통과하기 전에도, 통과한 뒤에도 비교적 부드럽게 움직인다. 분명하게 끊어지면서도 거칠지 않은 것이다.

마치 잘 만들어진 기계식 시계의 작은 톱니바퀴처럼, 각각의 부품이 제 역할을 마친 다음 다음 부품에 자리를 내준다.

그 짧은 움직임 속에서 소리와 감각은 하나의 리듬을 이룬다.

이것이 바로 ALPS Blue가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이유 가운데 하나다.

당시에는 컴퓨터에 함께 제공되던 평범한 물건이었지만, 이제는 키보드 자체가 수집의 대상이 되었다. 컴퓨터는 사라지고, 그 안에 담겨 있던 작은 파란색 스위치의 명성만 남은 셈이다.

먼저, 그 소리를 들어보자

YouTube에서 열기

오래된 키보드의 소리를 글로 옮긴다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찰칵, 철컥, 딸깍.

아무리 그럴듯한 의성어를 늘어놓아도 금속 리프가 움직이는 짧은 순간을 온전히 전달하기는 어렵다.

그러니 직접 들어보는 편이 낫겠다.

SKCM Blue에서는 키가 눌리면서 발생하는 금속성 클릭음, 바닥에 닿는 충격음, 그리고 손가락이 떠난 뒤 복귀하면서 나는 소리가 하나의 리듬을 만든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를 분명히 해두어야겠다.

우리가 찾는 것은 단순히 소리가 큰 청축이 아니다.

분명한 클릭과 걸림, 그 전후의 부드러운 움직임까지 함께 만들어내는 스위치다.

이 작은 차이를 놓치면 아무리 많은 키보드를 뒤져도 엉뚱한 물건만 잔뜩 찾아내게 될 것이다.

다행히 먼저 이 길을 걸어간 사람들이 있었다.

오래된 스위치를 분해한 기술자들, 누르는 힘과 이동 거리를 측정한 연구자들, 원작과 현대 제품을 나란히 놓고 비교한 애호가들이다.

우리는 그들이 남긴 기록을 모아 살펴봤다.

그리고 마침내 몇 개의 흥미로운 이름을 발견했다.

첫 번째 발견 — 파란색이 하얀색으로 바뀌었을 뿐?

본문 이미지

이미지 출처: 원문

첫 번째 단서는 뜻밖에도 멀리 있지 않았다.

같은 ALPS의 제품 가운데 있었다.

SKCM White.

1988년 무렵 Blue를 대신해 등장한 후속 클릭형 스위치다.

처음에는 이름과 슬라이더 색깔이 다르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내부를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두 스위치는 매우 비슷한 구조를 공유했다. 특히 초기 White 가운데 일부는 Blue에 사용되던 건식 윤활 처리와 스프링 소재까지 이어받았다.

사용자들의 기록은 더욱 흥미로웠다.

초기 White와 Blue를 같은 키보드에 장착해 비교한 사람 가운데는 소리와 키감을 사실상 구별하기 어렵다고 평가한 이도 있었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한 것 아닐까?

Blue를 찾기 어렵다면 White를 구하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오래된 물건을 뒤지는 일은 늘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SKCM White는 오랜 기간 생산되면서 내부 부품과 구조가 바뀌었다. 후기 제품으로 갈수록 원래 Blue보다 걸림이 무겁거나 움직임이 거칠다는 평가도 나타난다.

같은 이름을 달고 있지만 모두 같은 물건은 아닌 것이다.

우리가 발견한 첫 번째 후계자는 정확히 말해 초기형 SKCM White, 그중에서도 Blue의 구조와 특성을 가장 많이 간직한 제품이다.

멀리 떠나기도 전에 원작과 가장 가까운 친척을 찾아낸 셈이었다.

두 번째 발견 — 사라진 스위치를 다시 만들겠다는 사람들

본문 이미지

이미지 출처: 원문

두 번째 단서는 바다 건너 캐나다에서 발견되었다.

Matias Click.

Matias는 오래된 ALPS 클릭 스위치를 좋아했던 회사다.

얼마나 좋아했느냐 하면, 기존 스위치의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 한때 백만 개를 구매하겠다고 약속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스위치의 공급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공장에서는 Cherry 스위치로 바꾸는 방법을 제안했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그리 나쁜 제안은 아니었다. Cherry는 이미 널리 사용되는 스위치였고, 굳이 사라져 가는 구조를 고집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Matias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이 만들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글자가 입력되는 키보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좋아했던 ALPS의 클릭감과 소리를 다시 만들기로 했다.

결정은 간단했을지 몰라도 그것을 실현하는 일은 그렇지 않았다.

약 2년의 개발 끝에 마침내 새로운 스위치가 등장했다.

Matias Click이었다.

제조사가 공개한 사양에 따르면 최대 저항은 60±5gf, 전체 이동 거리는 3.5mm다. 오래된 ALPS와 마찬가지로 금속 리프를 이용해 클릭감과 소리를 만들어낸다.

이미 사라져 가던 구조를 다시 연구하고, 새로운 생산 환경에서 재현하려 했다는 것. 그 과정에서 원작의 특징을 보존하면서도 자신들의 설계를 더했다는 것.

오마주는 원작을 지우는 일이 아니라, 원작이 남긴 것을 자신의 손으로 다시 만들어 보는 일이 아닐까.

Matias Click은 적어도 그런 의도가 분명한 작품이었다.

세 번째 발견 — 오래된 설계가 새로운 장난감을 만났을 때

본문 이미지

이미지 출처: 원문

세 번째 후보는 조금 기묘한 물건이었다.

Zeal Clickiez.

겉으로 보기에는 현대의 MX 계열 스위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오래된 ALPS를 떠올리게 하는 금속 클릭 리프가 숨어 있다.

제작자는 ALPS 클릭 스위치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런데 원작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현대적인 MX 규격 안에서 새로운 구조를 만들었다. 게다가 금속 리프의 위치를 바꾸면 클릭형에서 강한 택타일형으로, 다시 리니어형으로 동작 방식을 바꿀 수 있다.

스위치 하나에 세 가지 성격을 담은 것이다.

Clickiez는 40g과 75g 두 가지 버전으로 나왔다. 이때 40g은 최대 걸림 압력이 아니라 바닥까지 눌렀을 때의 힘을 나타낸다. 제조사가 제시한 40g 버전의 최대 저항은 73gf다.

원작 Blue와 비교한 사용자들의 기록도 찾아봤다.

Clickiez의 클릭음은 현대 스위치 중에서도 상당히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손가락에 전달되는 걸림은 Blue보다 더 강하고 날카롭게 느껴질 수 있었다.

오래된 ALPS의 클릭 구조에서 출발해, 현대적인 규격과 새로운 작동 방식을 더한 작품이다.

Matias가 원작을 되살리려 했다면, Clickiez는 그 원작을 출발점으로 삼아 조금 더 멀리 나아간 셈이다.

ALPS Blue와 Clickiez를 한 영상에서 비교하기
YouTube에서 열기

세 명의 후계자, 서로 다른 세 가지 길

여기까지 찾아낸 스위치는 세 가지다.

하나는 같은 회사에서 이어진 후속작이고, 하나는 사라진 기술을 되살리려는 재현작이며, 다른 하나는 오래된 구조를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오마주다.

그렇다면 어느 쪽이 원작에 가장 가까울까?

공개된 기술 자료와 실제 사용자들의 비교 기록을 나란히 놓았다.

스위치원작과의 관계자료 종합 판정
SKCM White 초기형Blue의 직접 후속 설계상 — 원형에 가장 가까움
Matias ClickALPS 클릭형의 의도적 재현중상 — 현대 재현 후보
Zeal Clickiez 40gALPS 클릭 구조의 현대적 재해석중 — 강한 클릭감을 지닌 오마주

SKCM Blue와 White는 당시 자료에 약 70gf의 작동 압력으로 기록되어 있다. Matias Click의 최대 저항은 60±5gf, Clickiez 40g은 최대 저항 73gf다.

숫자가 비슷하다고 키감까지 같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작동 압력과 최대 저항은 서로 다른 기준이기 때문에 같은 무게의 추를 들어 올리더라도 들어 올리는 과정이 다르면 손에 전달되는 느낌이 달라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가정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스위치의 설계 계보와 클릭 구조, 힘이 변화하는 방식, 실제 원작 사용자들의 비교 경험을 함께 살펴봤다.

비교 기준SKCM White 초기형Matias ClickZeal Clickiez 40g
설계 계보ALPS Blue의 직접 후속 모델클래식 ALPS 클릭형을 재현하기 위해 개발ALPS식 클릭 리프에서 출발한 MX 호환 설계
클릭 구조Blue와 같은 SKCM 계열 금속 클릭 리프. 초기형은 내부 부품의 상당 부분을 공유금속 클릭 리프를 사용하지만 접점 구조 등은 단순화별도의 금속 클릭 리프를 새로운 하우징에 배치
압력과 움직임Blue와 동일하게 약 70gf로 표기. 초기형의 부드러움에 대한 비교 기록 존재최대 60±5gf, 걸림 위치 약 1.9mm. Blue와 저항 변화가 다름최대 73gf, 작동 압력 32gf. 걸림이 비교적 강하고 급격함
실제 사용자 비교최초기 White는 Blue와 구별하기 어렵다는 경험담 다수. 후기형은 차이가 크다는 평가ALPS와 가깝지만 클릭음이 낮고 걸림이 약하다는 평가. 반대 평가도 존재ALPS를 연상시키는 소리라는 평가. 그러나 Blue보다 걸림이 강하다는 지적
종합 판정상 — 가장 가까운 역사적 후계자중상 — 현대 재현 후보중 — 구조를 재해석한 오마주

eyboard Bureau of Investigation의 기술 기록에 따르면 후기 SKCM Blue와 최초기의 SKCM White는 내부 구조가 거의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닮아 있었다. 일부 초기 White에는 Blue에서 사용하던 공장 윤활까지 남아 있었다.

1987년산 Blue와 1989년산 White를 직접 분해한 사용자도 두 스위치의 부품이 거의 같다는 기록을 남겼다.

수십 년에 걸쳐 여러 ALPS 키보드를 수집해 온 Deskthority의 한 사용자는 Focus FK-2001과 Northgate OmniKey 등에서 Blue와 최초기 White를 비교했으며, 키캡을 제거해 색깔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후 생산된 White에서는 클릭 리프와 내부 부품의 변경, 윤활 처리의 차이로 소리와 걸림감이 달라졌다는 기록이 여럿 발견됐다.

역사적으로 원작에 가장 가까운 것은 초기 SKCM White였다.

현대에 새로 만들어진 스위치 가운데서는 Matias Click이 원작 재현이라는 목적에 가장 충실했다. Clickiez는 원작의 구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제품이었다.

우리가 구입하려는 것은 작은 스위치 하나가 아니라, 그 스위치가 들어간 키보드라는 사실이다.

이제 그 스위치들을 품고 있는 실제 제품을 찾아볼 차례다.

그 스위치를 품은 키보드들

Focus FK-2001 — 하얀색으로 돌아온 옛 친구

[사진: Focus FK-2001]

본문 이미지

사진 출처: 원문

생산 시기에 따라 SKCM Blue가 들어간 제품도 있었고, White가 들어간 제품도 있었다.

특히 1989년 전후의 초기 White 탑재 제품 가운데에는 Blue와 매우 가까운 소리와 키감을 제공한다는 사용자 기록이 남아 있다.

보물을 발견했지만 그것을 집으로 가져오는 일이 만만치 않은 셈이다.

Matias Tactile Pro — 오래된 기억을 새로운 책상으로

[사진: Matias Tactile Pro]

본문 이미지

사진 출처: 원문

두 번째는 Matias Tactile Pro다.

Matias Click을 사용한 대표적인 키보드로, 오래된 ALPS 클릭형의 특징을 현대의 키보드에서 되살리려는 목적이 분명한 제품이다.

Windows용 Tactile Pro는 제조사에서 단종을 명시하고 있다. Mac용 Tactile Pro와 Mini Tactile Pro는 공식 제품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Mini Tactile Pro는 공간을 덜 차지하는 배열과 분리 가능한 USB 케이블을 갖췄다.

오래된 ALPS의 감각을 재현하려 했지만, 책상 위에서 케이블을 완전히 없애는 데까지 나아간 제품은 아니었다.

KBParadise V80 ALPS — 대만에서 발견한 또 다른 작품

[사진: KBParadise V80 ALPS]

본문 이미지

사진 출처: 원문

세 번째는 대만의 KBParadise V80 ALPS다.

2021년 한정판 V80 ALPS에는 Matias Click을 사용한 모델이 등장했다.

87키 텐키리스 배열에 클래식 ALPS 계열 스위치를 담은 키보드였다.

흥미롭게도 같은 한정판 시리즈에는 Datacomp ALPS Blue 스위치를 사용한 모델도 있었다.

여기서 Datacomp ALPS Blue라는 이름을 사용할 뿐 SKCM Blue같은 스위치는 아니다..

원작의 기술을 새로운 배열로 경험할 기회였지만, 이제는 일반적인 현행 제품처럼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Clickiez — 이제 키보드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본문 이미지

사진 출처: 원문

네 번째는 앞선 제품들과 조금 다른 길을 제시한다.

Zeal Clickiez는 반드시 전용 키보드와 함께 구입할 필요가 없다.

MX 규격을 사용하는 호환 키보드라면 스위치를 교체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납땜 없이 스위치를 갈아 끼울 수 있는 핫스왑 키보드라면 작업은 더욱 간단해진다.

블루투스나 2.4GHz 무선을 지원하는 현대적인 키보드를 선택하고, 케이블을 없앨 수도 있고, 원하는 배열을 고를 수도 있다. 키보드가 고장 나거나 취향이 바뀌면 스위치를 다시 옮기는 방법도 있다.

오래된 ALPS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꽤 흥미로운 선택지다.

명작의 설계에서 출발한 새로운 스위치를, 자신이 원하는 현대적인 키보드에 담을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어느 키보드를 선택해야 할까?

처음에는 SKCM Blue와 가장 비슷한 스위치 하나만 찾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다.

그러나 기록을 따라가 보니 이야기는 조금 달랐다.

가장 닮은 스위치를 찾는 일과, 그 스위치가 들어간 키보드를 구입하는 일은 별개의 문제였던 것이다.

초기 SKCM White는 원작에 가장 가까운 후속 설계로 평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사용한 키보드 역시 세월이 흐른 빈티지 제품이었다.

Matias Click은 클래식 ALPS를 되살리려는 목적이 분명했다. 완제품도 존재했지만 배열과 연결 방식의 선택은 제한적이었다.

Zeal Clickiez는 원작과 같은 키감을 그대로 제공하지는 않았다. 대신 MX 규격과 현대적인 키보드의 선택권을 가져왔다.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찾는 경험선정 제품
원작에 가장 가까운 역사적 후속 스위치SKCM White 초기형
ALPS 클릭형의 현대 재현Matias Click
ALPS 구조를 발전시킨 현대 오마주Zeal Clickiez 40g

여기서 완제품을 하나 골라야 한다면, 별도 조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Matias Tactile Pro 계열을 먼저 살펴볼 만하다.

반면 무선 연결과 배열 선택이 중요하다면 Clickiez를 호환 핫스왑 키보드에 장착하는 방법이 더 흥미로운 선택이 된다.

그리고 원작의 감각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여전히 초기 SKCM White가 들어간 오래된 키보드를 찾아 나서는 방법도 남아 있다.

세 가지 길은 서로 다른 곳으로 이어진다.

어느 것이 가장 좋은지는 무엇을 찾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각각의 제품이 원작에서 어떤 특징을 이어받았는지는 이제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인다.

오래된 파란색 스위치가 남긴 것

한때는 컴퓨터에 딸려 오던 작은 부품이었다.

그것을 만든 사람들은 아마 수십 년 뒤의 사람들이 이 파란색 스위치를 찾아 오래된 창고와 경매 사이트를 뒤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물건은 자신을 만들었던 시대보다 오래 살아남는다.

SKCM Blue도 그런 물건 가운데 하나였다.

처음에는 같은 회사에서 하얀색의 후속작이 등장했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사라진 기술을 다시 만들겠다는 회사가 나타났다. 그리고 마침내 전혀 다른 규격 안에서 그 구조를 새롭게 해석한 스위치까지 태어났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단순히 세 가지 스위치의 목록이 아니었다.

하나의 작은 기계장치가 다른 제작자들에게 남긴 흔적이었다.

그리고 그 흔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월이 흐르면 새로운 스위치가 나타날 것이고, 오래된 ALPS에서 또 다른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언젠가는 원작의 부드러운 클릭감에 현대적인 무선 연결까지 갖춘, 훨씬 더 흥미로운 작품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우리는 다시 오래된 파란색 스위치를 꺼내 보게 될 것이다.

명작은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명작을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한, 그 이야기는 새로운 작품 속에서 계속된다.

조사에 사용한 원문 자료

자료확인 내용
Keyboard Bureau of Investigation — SKCM BlueBlue의 내부 구조, 클릭 리프, 후기형과 초기 White의 관계
Deskthority — SKCM White 기술 문서후속 설계, 공장 윤활, Pine·Bamboo 세대 차이
Deskthority — 1987년 Blue·1989년 White 분해 비교서로 다른 생산 시기 스위치의 실제 부품 비교
Deskthority — 수집가의 Blue·White 직접 비교여러 빈티지 키보드에서의 소리·키감 비교
Alps KCL/KCM 기술 자료와 압력 곡선ALPS 공식 사양과 White 계열의 압력 곡선, 측정 표본 간 차이
Matias Click 공식 기술 사양최대 저항, 걸림 위치, 전체 이동 거리와 내부 구조
Geekhack — ALPS Blue와 Matias 사용자 직접 비교클릭음과 택타일 피드백의 실제 차이
ZealPC — Clickiez 공식 사양40g 버전의 작동·최대·바닥 압력
ThereminGoat — Clickiez 정밀 분석분해 사진, 압력 곡선, 걸림감·소리 분석

키보드 오마주 · ALPS 시리즈 제1편

다음 이야기 — SKCM Orange, 소리보다 손끝을 믿었던 주황색 스위치